표적 - 2014, 창감독 영화 지껄이기

포스터를 보면 제일 먼저 '제67회 칸영화제 공식초청작'이라는 글씨가 가장 눈에 띕니다. 와아 대단한 영화인가보다. 라는 생각보다는 얼레...하는 느낌이 제겐 먼저 듭니다. 왜냐하면, 저도 이제 삼십대 중반에 접어드는 아저씨이기 때문에 칸에 대한 환상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겠죠. 앙드레 바쟁이니 뭐니 흘러간 옛이야기들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칸'하면 영화가 갈 수 있는 천국 같은 느낌이 있는겁니다. 반면에 아카데미는 아직도 좀 무시하게 되고... 지금 와서야 무슨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고 마는 것이죠. 올 해 칸 영화제 포스터만 봐도 일단 간지가 나잖아요? 아아 프랑스 놈들 간지란... 힝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 1/2>에 출연했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입니디다. 개인적으로 옛날 신사들에 대한 환상(심지어 경성시대 모던뽀이에게 조차도)이 있는 편인데, 항상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만, 일단 탈모가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 조춘 선생님 얼굴 떠올리며 괜찮아 나도 충분히 어떤 면으로는 멋있을 수 있어 라는 위안을 하곤 합니다.

하여간 <표적>이 칸 영화제가 갔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달콤한 인생>과 <추격자>가 이번 <표적>이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작품의 만듦새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세편 모두가 장르영화에 포함되는, '재미'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겠네요. <표적>은 <포인트 블랭크>라는 원작영화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프랑스의 제작사 '고몽'에서 제작한거래요. 이번 한국의 <표적>을 보고 엄청 극찬했다는 기사들이 막 보이던데, 아무래도 고몽의 입김이 좀 있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영화는 꼬이는 인생들의 에라 씨발 다 죽자 영화입니다. 여기에는 특전사 출신으로 용병 생활을 했던 류승룡이 있습니다. 그는 중심도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정말 어쩌다보니 일에 휘말린거죠. 이게 참 심심한데, 차라리 류승룡이 다른 직업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상 정말 재수없게 걸린건데 때마침 특전사에 용병출신인거죠. 이런 저런 액션씬들이 많이 나오지만, 창의적이거나 새로울 건 없는겁니다. 그냥 때리고 치고 박는거죠. 게다가 그 액션씬도 그닥 공들여 찍은 것 같지 않아요. 필요할 때 필요한 모양으로 적절하게 처리됩니다. <용의자>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액션이나 카 체이싱은 <용의자>가 훨씬 낫죠.

재미있는 장르 영화입니다. 누구는 제이슨 본을 떠올리기도 하는 모양인데 결코 그렇진 않아요. 연출자인 창감독은 류승룡의 액션에 포커스를 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주변에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빠르게, 가능한한 과장되게 그리려고 신경쓴 느낌이 역력한데, 그러다보니 류승룡보다는 주변인물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김성령, 조은지, 조여정, 진구, 유준상 같은 조연들이 연기도 좋고 눈에도 확 들어오는데, 이게 감독의도 인지 연기자들의 어떤 시너지 때문인지 이들 캐릭터가 충돌하면서 영화가 현실에서 붕 떠버립니다. 애초에 이런 영화에 리얼리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아무리 장르영화라 하더라도 현실에 발을 대고 있지않으면 '재미'를 확보하기 어려운건데, <표적>은 인물이 과잉이거나 인물이 겪는 일이 과잉이거나 인물이 하는 짓이 과잉이거나 하면서 자꾸 도약을 하더니 B급 영화의 괴상한 분위기 언저리까지 갑니다.

저로서는 이런 부분이 무척 재밌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엔 유준상이 있습니다. <레옹>의 게리 올드만을 아주 드럽게 속물근성으로 똘똘뭉친 매우 한국적 부패경찰의 끝!을 보여주는데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과는 다른 지점에서 진짜 존나 나쁜놈입니다. 최민식이 아유 무서워 라는 느낌이라면 유준상은 보고있으면 웃겨요. 현실감이 없다는 얘기죠. 물론 요즘같아선 이런 새끼도 어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안드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에이 설마 이렇게까지 하겠어.라는 기분이 먼저 드니까.

컷 전환도 요즘 본 영화들 중에서는 눈에 띄게 빠르고, 내용이랄게 별거 없으니 휙휙 잘도 갑니다. 나름대로 깜짝깜짝 놀랄만한 장면들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영화들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의 영화에 후까시만 빼면 대충 <표적>같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 보내기엔 괜찮겠네요.

P.S : 원래도 류승룡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는 대사를 도저히 못알아 듣겠더군요. 저만 그런건지...
P.S 2 : 영화 시작전에 '배달의 민족' 광고가 세 번인가 나와서...